찬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는 날이면 유독 생각나는 음식이 다. 포장마차 오뎅, 붕어빵, 호빵, 군고구마, 군밤, 호두과자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. 오늘 소개할 겨울철 별미 간식은 삼청동 거리에 있는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의 단팥죽이다.
하지만 놀랍게도 본인은 땡볕 내리쬐는 한 여름에 이곳을 방문했다. 그 점 감안해서 봐주시길 바란다.

한국 전통 당 보충 보양간식, 단팥죽 (Since 1976. 4. 19)
삼청동 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은 1976년 4월 19일부터 장사를 시작한 모양이다. 어릴 적 삼촌 따라 처음 가봤던 읍내 다방에서 봤던 메뉴판이 정겹다.

오늘 먹어볼 음식은 단팥죽이다. 팥물 위에 찹쌀떡, 삶은 밤, 울타리콩, 은행 등을 고명으로 얹은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의 대표 메뉴다. 한 그릇에 8천 원으로 최근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되는 가격이다.

단팥죽 1인분이다. 앞접시로 쓸 수 있는 뚜껑이 덮여 있고 스푼과 냅킨 한 장이 정갈하게 서빙된다. 따로 밑반찬도 필요없는 그 자체만으로 완벽한 별미 디저트다.

앞접시 겸 뚜껑을 열어보니 팥물 위에 껍질을 깐 삶은 밤, 울타리콩, 잣, 계핏가루가 고명으로 얹혀있고 찹쌀떡 한 덩어리가 가라앉아 있다. 손으로 하나하나 깎은 큼지막한 밤이 매우 탐스럽다.


팥앙금의 알갱이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팥이 곱게 갈려 있어서 혀에 닿는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고명들과 잘 섞여 입안 가득 달콤함이 기분 좋게 퍼진다. 찹쌀떡은 앞접시에 건져놓고 조금씩 떼어 팥물에 담갔다 먹으면 쫄깃쫄깃 끝내주게 맛있다.

더위사냥의 원조, 전통 식혜
단팥죽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지만 본인은 한 여름에 방문했기 때문에 더위를 식혀 줄 시원한 식혜를 추가로 주문했다. 식혜 한 사발 가격은 6천 원. 단팥죽과 마찬가지로 한 사발 가득 식혜가 담겨있고 잣 몇 알이 고명으로 띄워져 있다.

잘 발효된 찹쌀이 폭신하게 씹히고 잘 조절된 시원한 단 맛이 갈증을 한 방에 날려준다.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의 식혜는 마시는 것보다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더 감질맛 나고 애가 타게 맛있다. 마치 군인들이 야산에서 쉴 새 없이 삽질을 하듯 숟가락으로 식혜를 허겁지겁 입으로 퍼담게 된다.

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단팥죽과 식혜가 거덜 나있다.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뜨끈한 단팥죽으로 속을 데운 후 시원한 식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. 마치 목욕탕에서 온탕에서 몸을 불린 후 냉탕에서 실컷 놀다 나온 기분이다.

단팥죽 리뷰
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의 단팥죽은 든든한 한 끼 식사는 아니다. 오히려 베이커리 카페의 조각케익 같은 달달한 디저트 쪽에 가깝다. 조각케익에는 커피나 차를 곁들여야 하지만 단팥죽은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다.
- 맛 : ★★★★☆ (생각보다 많이 달고 계피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)
- 양 : ★★★☆☆ (소식좌인 본인에게도 아쉬운 양, 일반인 기준 2그릇은 먹어야 할듯)
- 가격 : ★★★★☆ (팥물의 양은 적지만 고명이 훌륭하고 퀄리티가 높다)
- 단팥죽 : 8천 원
- 식혜 : 6천 원
단팥죽은 단 맛이 기본이지만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의 단팥죽은 매우 달고 강한 계피향이 어우러져 단 맛이 두 단계는 더 강하게 느껴진다. 한 그릇의 양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입 안에 단 맛이 워낙 강하게 남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.
매장 정보
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은 삼청동 거리 끝자락 은행나무 옆에 있는 작은 가게다. 간판 크기도 작아서 상호명도 자세히 봐야 보일 정도다. 어릴 때 살았던 단독주택의 안방문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레트로한 느낌의 내부와 마주하게 된다.

7, 80년대 시골 읍내 다방의 내부가 딱 이랬을까? 낮고 푹신한 인조가죽 소파와 원목 테이블이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의자를 조금만 뒤로 빼도 다른 손님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실내가 좁고 밀도가 높다.

📍 주소
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은 삼청동 거리에서 북촌 한옥마을로 넘어가는 CU편의점 앞 삼거리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. 삼청동 거리와 북촌 한옥마을을 동시에 둘러보는 중이라면 중간에 한 번 쉬어가기 좋은 위치다.

🕒 운영시간 : 매일 11:00 ~ 20:30
☎️ 연락처 : 02-734-5302
☑︎ 다른 메뉴 : 쌍화탕(8천원), 생강대추차(6천원), 수정과(7천원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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